사는이야기/음식이야기

차~~암 달콤한 기억

행복한 의자 2007. 11. 25. 04:41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행복한 의자네 네 자매들에겐 먹거리에 대한 아련하고도 애틋한 기억이

여럿되지요. 그 중 달콤한 기억 하나가 오늘 제 저녁밥과 아니 저녁빵과 함께 한 아래의 독일산

조청을 보니 떠오르는군요.

 

옛 날 시골에선  간식거리가 충분하지 않아서 아이들은 항상 단 것에 목말라 했었구요.

그래서 설 명절이면 할머니가 만드는 조청이 큰 기대와 기쁨의 절정이었답니다. 큰 가마솥에

고구마나 옥수수, 엿기름물등의 재료들을 넣고 장작불을 지펴 하루종일 고아야 맛을 볼 수 있는

기다림의 산물 조청....

거기다 화로에 구운 가래떡을 찍어 먹으면 그 보다 더 한 맛이 세상에 없는 듯 했지요.

 

설 명절이 지나고 남은 조청들은 당연히 작은 항아리에 담겨 할아버지가 계신 사랑방 벽장에

고이 모셔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달콤함이 되어버렸구요. 그래서 언니들은 방청소하러

 갔다가 몰래 몰래 손가락으로 찍어 먹었고 그러다 들키기라도 할 때면 할아버지의 카랑 카랑한

목소리는 온 집안에 울려 퍼졌답니다.

 

 

이런 아련한,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추억의 맛을 독일에 와서 보곤

처음엔 반갑기도 하고 또 이런 음식이 여기도 있다는게 약간 놀랍기도 했답니다.

 

 

 

 

 

 

 

 

 

 

 사탕무우로 만든 이 조청은 빵에 쨈처럼 발라 먹으면 맛이 좋답니다.

근데 이  회사의  조청은 1873년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군요.

 

제 어린 시절의 기억보다도 100년이상 더 오래된 달콤함....

 

그래요, 달콤함은  부패하지 않는 영원함의 또 다른 표현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