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독일이야기

그립겠지요....

행복한 의자 2010. 11. 15. 05:29

얼마 전  주말엔 저무는 가을을 보러 차를 타고 조금만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자그마한  마을에

갔었어요.

이 곳은  특히 잔트도른( Sanddorn) 이라고 하는 오렌지빛의 열매가 많이 열리는 곳으로  널리 알려

졌다고 하더군요.

그 곳에서 만난 한  농장에는 이 열매들 이외에 가을의 향기가 물씬한 꽃들과 호박들도 많이 있었구요.

 

그럼 우리 함께  떠나가는 계절을 느껴 볼까요.

 

음, 농장에 들어 서니 우선 노오란 얼굴을 한 해바라기가 활짝 웃으며 오는 사람들을 반겨 주었답니다.

그런데 아, 행복한 의자 이 해바라기를 보고 쫌 놀랐답니다.

 

가운데의 넓적한 부분은 까만 씨앗으로 가득하고 가장자리에 노오랗고 부드러운 꽃잎들이 서로의 몸을

부비며 기대고 있는 그 옛날의 해바라기는 드물고 아주 작고 가는  꽃잎들로 가득한 아마 개량종인 듯한

녀석들만 많이 있어 왠지 아쉬운 느낌이 들더군요.

 세월이 변하니 꽃들도 변하나 봅니다...

 

 

 

 

농장 가운데에 있는 가게 주위는 온통 싱싱한  주황색 단호박으로 가득하더군요.

생크림을 넣은 부드런 단호박 스프를 만들려고 행복한 의자도 한 덩이를 사 왔네요.

아, 싱싱함이 그대로 느껴지지요?

 

 

 

 

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인 Sanddorn 한 번 보실까요.

음,  행복한 의자가 어린 시절 동무들과 뒷동산에서 마구 뛰어놀다 우연히 발견해 행복하게 따  먹던

보리수의 열매랑 크기나 모양이 비슷하게 생겼더군요. 다만 보리수가 빨간색에 하얀 점들이 촘촘히 박혀있었고 또 손가락으로 훑어 입에 밀어 넣으면 달짝지근한 맛이었다면  이 잔트도른은 주황색으로 아주 시더군요.

잎파리는 로즈마리 비슷하지요.

 

 

 

행복한 의자 가을 햇살이 내려 쬐는 의자에 앉아 좀 쉬기로 맘먹었어요.

잔트도른이 작은 유리병에 노오란 꼬마꽃과 함께 서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더군요.

 

 

 

 

 

위의 잔에 든 건 망고나 오렌지 쥬스처럼 보이지만 잔트도른으로 만든 쥬스랍니다.

 

 

아래의 사진은 이 열매나무들을 보여 주지요.

원래 네팔(Nepal)이 원산지인 이 식물은 비탈진 언덕에 아주 길게 뿌리내리길 좋아 한다는군요.

열매엔 특히 Vitamin C가 레몬이나 오렌지보다도 훨씬 많이 들어 있구 말이지요.

 

 

 

그래서 이 열매로 술도 만들고   쥬스나 젤리 또는 쨈도 만들더군요.

 

 

아래는  칵테일 비슷한 술이고  그 아래는  맑간 술이에요.

 

 

 

 

 

 

 

위의 호리병같이 생긴것도 역시 이 열매로 만든 술이구요.

 

 

아래 좀 흐리게 나온 사진엔 쥬스가 보이네요.

 

 

 

 

 

요건 잔트도른을 넣어 만든 잼이랍니다. 행복한 의자도 하나 사 와서 빵이랑 먹으니 아주 맛나더군요.

 

 

음, 아래는 독일에서라면 빠져서는 안될 먹거리인 젤리네요.그런데 가격은 보통 하리보보다 더 높더군요.

아마 이 열매즙이 들어서 인가 봅니다.

 

 

 

 

사탕도 있었구요.

 

 

 

 

이 열매는 먹거리에 뿐 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오일로도 만들어진다고 해요.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벨레다(Weleda)에서도 이 잔트도른으로 만든 여러가지 화장품들이 나온답니다.

 

 

 

그 외에 alva라는 회사에서는 노화방지 화장품에 이 걸 사용한다네요. 이 곳에서 아예 구입도 할 수 있어요.

 

 

 

 

위는 열매로 만든 오일들이에요.

 

그러고 보니 Sanddorn은 뭐 아주 쓸모있는 그런 녀석이군요. 두루 두루 안끼는데가 없고 말이지요.

 

 

농장 한 쪽 건물에는 여러가지 열매들로 술을 만드는 곳도 있더군요.

아래는 이 곳에서 직접 만든 술들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맨 왼쪽이 바로 잔트도론 술이에요.

 

 

 

 

이 커다란 스텐레스 통에서 술들이 여물어 간대요. 그러니까 술익는 통이네요.

 

 

 

 

그 옆 널찍한 마당에는 이 열매를 넣어 만든 먹거리가 있다고 해서 그 쪽으로 발길을 재촉했지요.

 

 

아래의 두  요리사는 연신 웃음띤 얼굴로  스프와 크레이프등을 만들어 팔더군요

행복한 의자는  잔트도른 스프를 주문했었어요. 음, 맛은 좋은데 좀 시더군요.

뭐 비타민이 많이 들었다니 피부 미용을 위해서라도 기꺼이 먹어줘야지요.^^

 

 

강물 옆에 있는 집그림이 아주 평화로운 느낌을 주네요.

 

 

주황색 넥타이와 앞치마를 한 아가씨는 술이나 음료수 판매 담당이에요.

 

 

 

스프를 잘 먹고  난 후 그 옆에 진열되어 있는 이 마을에서 난 채소와 과일들을 둘러 봤어요.

 

다알리아와 여러가지 들꽃묶음이 채소들과 함께 멋스럽게 진열이 되어 있지요.

피망도 갓 따온 듯 싱싱해 보이구요.

 

 

 

 

 

 

위의 조롱박 모양의 호박도 스프등의 식용으로 쓰인다고 해요.

 

 

역시 바로 따서 가져 온 듯한 배와 호박도 좋아 보이네요.

 

 

 

 

 

여러가지 색깔의 다알리아 꽃잎들을 이렇게 바구니에  담아 놓으니 아, 멋스럽네요.

 

 

 

 

 

하얀 분이 묻어 있는 보라빛자두도 싱싱하니  먹음직스럽구 말이지요. 이 사람들은 이걸로 쨈 만들기를 좋아

하더군요.                                

 

아래의 노란 열매는 미라벨이라는 아주 이뿐 이름을 갖고 있던 걸로 기억해요.  이것도 맛은 자두와 좀

비슷했어요.

 

 

 

그 옆에는 바구니들도 해바라기를 하면서 자기를 데려갈 주인이 오길 기다리고 있었구요.

 

 

 

 

햇살이 가득 빛나는 창가에 걸면 멋스러울 리스도 엮어 팔더군요.

잔잔한 보랏빛이 초록의 작은 잎새들과 잘 어울리네요.

 

 

 

 

사과나무의 사과도 빠알갛게 잘 익어 가고 있었구요.

 

 

 

 

그러다 문득 눈을 들어 저 먼 곳을 보니 하얀배들이 유유히 가을날을 즐기고 있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 가을은  이제 안녕을 고하는가 봅니다.

다시 만나기까지 많이 그리웁겠지요.

마치 그 곳에서 아주  우연히 마주한   유년의 마당에 가득했던 분꽃의 기억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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