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독일이야기

공원의 장날 풍경이에요.

행복한 의자 2008. 5. 1. 04:43

행복한 의자가 아주 어렸을 때 시골에 닷새마다 서는 장이 있었지요. 물론 요즘도 아직 남아 있긴

하더군요.

이렇게 장이 서는 날이면 엄마나 할아버지를 따라가 시장 구경하기가 아주 재미났지요. 여러가지

신기한 물건들도 많이 볼 수 있어 그 전 날부터 마음이 설레였고 또 장 구경이 끝나면 먹는 이런 저런

음식들도 너무 맛났구요.

 

여기 독일에도  일 주일에 두어 번 정도 공원이나 거리 옆 빈 공간이 있는 곳에서 장이 선답니다.

과일도 있고 소세지와 치즈를 파는 사람들 또 꽃과 빵 고기와 생선을 팔기도 하고 더러 나무로 된

주걱이나 스푼들도 있구요. 그리고 꼭 빠져서는 안 될 맛있는 것 들을 파는 가게가 단연 인기지요.

감자를 쇠로 된 가마에 구워 일종의 크림치즈와 허브다진것을 얹어 주는데 가끔씩 먹을 만 하더군요.

또 닭이나 오리를 꼬치에 끼워 돌아가게 해서 구운 통닭과 통오리도 서서 맥주와 함께 먹으면 이 또한

별미구요.

 

그럼 우리 장터 구경 같이 할까요. 

 

1.여러가지 과일과 야채를  파는 가게들.

  아가의 볼처럼 바알간 배들이 먹음직스럽군요. 한국 배처럼 그리 시원하지는 않지만 자꾸 먹다보면

  그런대로 괜찮더군요. 물론 질이 좋고 싱싱한 것은 맛이 꽤 좋구요. 길다란게 어린 시절 서양

   동화   책에서 봤던 배의  모습이지요.

 

 

 

아래는 약간 다른 종류의 배들이에요. 정말 울룩 불룩 못 생겼네요.  

전반적으로 여기 서양의  배들이   그런대로  먹을만은 하지만 한국 배의 시원한 맛을 생각한다면 

뭐 뒤꿈치도 못 따라간다고 할 수 있지요.^^

 

 

 

딸기가 아주 싱싱하더군요. 무르지도 않고 탱글탱글한게 말이지요. 근데 여기 딸기들은 비교적

신 편이더군요.

 

 

 

 

맨 오른쪽은 한국에서 즐겨 먹는 부사에요. 여기서도 이걸 찾는 사람들이 점 점 느는지 자주 볼 수가

있더군요. 행복한 의자네 식구도 겨울엔 이 사과들을 먹으며 한국에서의 시간들을 떠 올리지요.

아, 한국 사과가 역시 최고군... 하면서 말이지요. 그 아랜 작은 화분에 심겨진 베이질이 있네요.

이 허브를  토마토와 모짜렐라와  함께  올리브기름에 버무려  와인과  함께 먹기를 행복한 의자

 아주 즐긴답니다.

 

 

 

다음은 봄이면 독일 사람들이 그야말로 환장을^^ 하고 먹는 하얀색 아스파라거스에요.

아래 사진처럼 보라색기운이 도는게 좋은 거라고 하더군요. 한국에 있을 때 초록색은 먹어 봤지만

여기와서 하얀색은 처음 맛보았답니다. 초록색이 아삭 아삭하고 담백한 맛이라면 이 하얀색은

부드럽게 씹히는게 아주 감칠맛이 있어 한 번 먹으면 자꾸 손이 가더군요. 그래서 장이 서는 날이면

아예 산지에서 바로 수확한 것들은 실고와 파는 트럭엔 사람들의 줄이 끝을 모를 정도지요.

여기에 홀랜다이즈 소스를 뿌려 슁켄(Schinken)이라고 하는 소금에 절여 훈제한 고기와 함께 먹으면

맛있더군요.

 

 

 

아래 사진엔 산딸기도 보이지요. 우리 몸에 좋다고 해서 제 철이 오면 행복한 의자 열심히 사서

먹지요.

 

 

2. 생선가게의 모습이에요. 대 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생선을 크게 즐기지 않는 것 같더군요.

   어떤 사람은 아예 입에도 안대구요. 하지만 요즘 고급 레스토랑에선 비싼 값에 생선요리가 제공

  되고 있더군요. 그니까 보통 사람들은 그저 쇠고기나 돼지고기등을 먹고 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생선이 건강에 더 좋다는 걸 알고 많이 찾는 거 같아요. 가격은 상당히 비싸지요. 고등어도 어찌나

  비싼지 여간해서 살 엄두를   못 낼 정도루요.  또 맛도 한국 고등어만 못 한 거 같아요.

  유리안에 진열이 되어 있어 사진이 아주 선명치가 않네요.

 

 

 

주로 연어가 많이 있고 대구나 넙치 또 아구등도 있어요. 아래엔 문어가 보이네요. 생선들

가격이 상당하지요?

 

 

 

3.빙빙 돌아가는 통닭과 오리구이 그리고 돼지다리구이. 이 중 특히 맨 위의 거무스름한 돼지다리

  구이는   독일의 대표적인   음식이지요. 얼마나 통통한지 하나를  둘이  나눠 먹어도 아주 배가

  부르지요.

  이걸 이 사람들은   하나씩   거뜬이 해 치우더군요. 거기다 샐러드와 더러 빵등을 곁들여서 말이지요.

  잘 구워진게 군침을 돌게 하네요. 조금 짠게 흠이지만 맥주와 함께 뜯어 먹으면 맛나지요.

  아, 하나 아쉬운게 있다면 한국에서 언제나 구운닭과 함께 먹을 수 있는  통닭무에요.

  새콤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한 아삭 아삭 무 정말 먹고 싶네요. 언제 한 번   집에서  만들어야

  겠어요.

 

 

 

4.소세지와 목살구이. 연기가 나면서 지글 지글 구워지는 냄새가 장터에 가득 퍼져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그  쪽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지요. 주먹만한 동그란 빵을 반으로 잘라 거기에 끼운

 후 케첩이나 겨자를   뿌려 역시 맥주랑 먹으면 맛이 훌륭하구요.   독일의 영원한 먹거리 베스트

 셀러지요.

 

 

 값도 뭐 그리 비싸지 않아 한끼 식사로도 만족할 만 하구요.

 

 

 

5.꽃가게도 빠지면 슬프지요^^.  황홀한 향기의 히야신스가 서로 다투어 피었네요.

3월이 되면 해마다    행복한 의자가 제일 먼저 식탁에 모셔오는 봄의 전령이지요.

 색깔도 여러가지로 곱답니다.

 

 

 

 

 

이렇게 시장은 우리들의 눈과 입을 함께 즐겁게 해주니 언제든지 다시 가고 싶은  삶의 진솔한

현장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