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독일이야기

메르체데스 벤츠(Mercedes-Benz)에 가다.

행복한 의자 2008. 4. 10. 01:13

오늘 오전엔 볼 일이 있어 작은 개천옆에 서 있는 메르체데스 벤츠빌딩에  갔었어요.

5층 정도의 유리창이 가득한 건물인데 새 차도 전시해 놓고 차 고치는 공장도 겸하고 있지요.

또 자그마한 꽃집이 들어 있어 전시장을 이쁘게 꾸며놓고 "백금(Weissgold)" 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도 있어 차나 음식을 먹을 수도 있구요.

항상 번쩍 번쩍 멋진 자동차들로 가득해서 구경만 해도 시간이 훌쩍 가지요.

요 번엔 메르체데스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전시회도  열리고 있어 관심을 가지고 둘러 봤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래에 있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랍니다. 물론 이건 복사품이긴 하지만  188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984cc에 실린더가 1개 들었고 한 시간에 16킬로를 달릴 수 있었다고 하니 요즘 차와

비교하면 정말 거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런 걸 발명해 낼 수 있다니 정말 감탄스럽더군요.

 

 

 

 

구경을 하기전에  우선 간단한 아침을 먹으러 백금 레스토랑으로 갔지요.

 

아래 사진은 위에서 바라본 레스토랑의 한 부분이에요.

 

 

레스토랑 앞 꽃집 옆엔 750년된  이탈리아 남쪽에서 모셔온 올리브나무가 푸른잎을 많이 드리우고

있었구요. 그렇게 오래도록 살 수 있다니 한 편 부럽더군요.

 

 

 

오래 된 나무 주위엔 색깔에 맞춰 꽃들로 장식이 되어있었구요.

 

 

아침밥으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뜨거운 음료 한 가지와 크로와상 하나, 버터 그리고 쨈과

때 이른  수박 몇 조각 또 검은 포도 작은 송이 하나와 꽈리가 하나 얹어진 접시를 주문했는데 가져온

걸 보니 성의가 하나도 없어 보이더군요.

전에는 이쁘게 담아내더니 요 번엔 첫 눈에  무성의가 보이고 포도는 씻지도 않았는지 하얀 지푸라기

같은 게 있구요.

그래서 행복한 의자 냅킨으로 하나 하나 닦아서 먹는 깔끔을 떨었답니다.  근데 다른 사람들은

그냥 먹는 것 같더군요. 이 사람들 위생에 철저한 거 같은데 이런 면에서는 참으로 너그럽더군요.

보통때도 과일을 그냥 쓰~윽~쓱 옷에 닦아서 잘도 먹고 말이지요. 

 

 

 

 

 

 

그래도 라떼 마키아또는 풍성한 거품이 부드럽고 맛도 괜찮더군요.

접시에 있는 걸 다 먹어 두둑한 배를 안고^^ 차들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어요.

 

행복한 의자 차라면 브레이크나 가속페달 밟는 것 밖에 모르고 뭐 차 매니아도 아니지만 어쨌든

멋진 차가 있으면 눈이 동그래지고 한 번 타 보고 싶더군요.

우선 Mercedes 의 역사를 보여주는 Oldtimer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물 한가운데 섬에 전시해 놓은 멋진 차였답니다. W198 모델로 1957년에

처음 만들어진 300SL Roadster라고 하더군요. 그 당시에 가격이 32,500마르크였다니 보통 사람은

엄두도 못낼 그런 차지요.

 

 

 

 

 

 

 

 

요즘엔 좀 나아졌지만 최근까지의 상당히 딱딱한 디자인 일색이던 메르체데스와는 달리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다운 차더군요. 게다가 약간 검은 베이지색에 어두운 붉은색의 매치도 아주 세련되었구요.

이 차에 타고 한 번 달려보고 싶더군요. 하지만 이젠 전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런  값비싼 차로

남게 되었으니 차의 입장에선 동물원에 있는 사자처럼 처량하게 생각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여러대의 올드타이머가 있더군요.

 

아래의 1951년에 제조된  덩치가 큰 녹색차는 독일의 수상 아데나우어등의 유명인사들이 탔던 차로

럭셔리함과 안락함의 대명사였다는군요. 그래서 이름도 Adenauer Mercedes구요.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튼튼해 보이고 Force가 느껴지지요^^.

 

 

 

 

 

 

앞의 전조등이 거의 왕눈이 수준이군요.

 

 

 

 

아래의 날렵한 차는 짙은 자주색과 검은색의 지붕이 한 눈에 세련 그 자체임을 보여주고 차체의

모양  또한  위의 우직한 모습과는 다르군요. 바퀴 흴도 같은 색을 넣어 통일감을 주었구요.

 

 

 

앞모습도 위의 아데나우어 메르체데스보다는 더 부드럽구요.

 

 

 

 

 

 

 

 

 뒷 모습도 아주 날렵하니 잘 빠졌군요^^.

 

3. 한쪽옆엔 Formel -1 차가 전시되어 있더군요. 정말 겁없는 사나이들의 차지요^^.

   무슨 장난감 같더군요. 의자는 아래 깊숙이 있어 빨리 달리기에 알맞게 되어있구요.

   근데 그렇게 빨리 달리면 과연 쾌감이 느껴질까요? 오히려 공포만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4. 이 건물의 맨 윗층엔 McLaren과 Maybach가 전시되어 있는데 지금은 맥라렌만 있더군요.

    하늘로 열린 문이 마치 박쥐 날개같지요^^.

 

 

 

 

가죽시트의 색깔도 환상이었구요. 기둥때문에 짤린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어 아쉽더군요.

 

 

 

 

 

가격을 보니  헉,약 523,000 유로 정도더군요.  게다가 옆에는 "이미 팔렸음"이라고 써 있었구요.

 다시 한 번 허억~~~~~.

 

5.허무한^^ 마음으로 아래층으로 오면 거기엔 엄마 아빠 따라온 아이들의 놀이터로 자동차와 친해

 질 수 있는 공간이 있답니다. 

 

 

 

 

여기선 아이들이 교통 신호등에 맞춰 몇 바퀴 운전을 하고 나면 꼬마 면허증도 주지요.

그럼 아이들은 아주 흐믓한 표정으로 엄마 아빠 한테로 달려가구요.

 

 

 

 

그런 다음 아래의 놀이터에서 놀 수도 있게 꾸며 놓았답니다.

 

 

 

 

아래는 어린 아가들을 위한 자동차공간이랍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자동차와 친하게 만들어 장래의 잠재고객으로 만들려는 굉장한 속셈이 들어 있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임에 틀림없는 것 같네요. 거기다 별이 달린 차를  아이들 마음속에 새겨 놓는다면

그거야말로 작전 대성공이구 말이지요^^.

 

어쨌든 MB는 자동차매니아들의 영원한 선망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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