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성탄절이 며칠 안 남아서인지 곳 곳에 화려한 장식들이 눈에 띄긴하는데 요즘은 예전보다는
좀 덜 화려한거 같더군요. 뭐 여기 독일은 경기도 좋고 해서 사실 그럴 이유도 딱이 없는 거 같던데
그냥 행복한 의자의 마음이 그런건지 어떤지...
암튼 지난 금요일엔 성탄절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어서 오랫만에 시내에 나갔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거리엔 사람들로 가득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지요.
한참 여기 저기를 어슬렁거리다 백화점엘 들어갔답니다. 몸도 좀 녹이고 네스프레소 부틱에
가서 에스프레소도 한 잔하고 또 여러분들께 여기 독일의 분위기도 전해 드릴려구요.
자, 그럼 함께 보실까요.
우선 백화점 입구를 들어 서면 이 곳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큰 배의 선장이나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할아버지가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앞에 떡하니 앉아 사람들을
반기지요.
(이 할아버지는 해가 지나도 하나도 안 늙는거 가토...)
맨 아래층엔 항상 그렇듯 크리스마스 장식품들과 초콜렛들로 가득차 있었어요.
위는 필통같은 캔에 든 초콜렛을 따로 모아 놓은 작은 나무집이에요.
아래엔 산타 할아버지 모양을 비롯한 여러가지 초콜렛들이구요.
이 맘때 쯤이면 빠질 수 없는 린트(Lindt)의 곰돌이들도 보여요. 목에 감은 방울을 흔들면 아주 나지막하면
서도 아스라한 종소리가 나지요. 크기도 엄마곰 아기곰으로 여러가지구요.
성탄나무 장식은 화려함빼면 쓰러지지요.ㅎㅎ
단연 레드와 골드가 주를 이루는군요.
창문이나 나무에 거는 장식들도 올 해는 많이 보였어요.
이제 행복한 의자는 아이들이 다 커서 더 이상 이런 방울들을 살 일이 없어졌네요. (아, 슬프다~~~)
음, 키가 큰 블랙 꽃병엔 독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레드 아마릴리스가 꽂혀 있더군요. 이 꽃은 가만히
보면 아주 매력이 넘치는 거 같아요. 긴 녹색의 줄기 끝에 붉은 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뭐랄까 말수가 적은 키 큰 미인같은 느낌을 주고 말이지요...
앗, 잠깐!!!
어느 화장품 가게 위에 달려 있는 검은색등이 시선을 사로잡더군요. 블랙은 정말 굉장한 마력이 있음에
틀림없어요.
그럼 이제 아래층은 다 봤으니 위로 가 볼까나.
그릇 물기닦는 행주가겐데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지요?ㅎㅎ
그 옆에선 Etro가 멋진 디자인과 칼라를 자랑해 주시공...
나 바세티(Bassetti)도 빠지면 섭섭하지.
그럼 난 어떻구? Joop 너도 물론 한 자리 차지해야지.
저 Lexington도 인사드려요. 레드 누비 이불이 멋지지요?
타올의 대표주자인 Moeve의 수건들도 이뿌네요. 블랙앤화이트가 특히 시크하군요.
음, 이 번엔 도자기 코너로 가 보자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웨지우드(Wedgwood)에요. 동화속 그림같은 분위기가 매력적인 Sarah's
Garden시리즈지요.
아래는 Gmundner의 크리스마스 세트로 빨간 손잡이가 루돌프를 생각나게 하네요.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인 Virginia Casa의 화이트와 한톤 다운된 무채색의 그릇들도
분위기있네요.
아래는 Pip이라는 중저가 브랜드인데 어찌나 상큼 발랄한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면서 기분이 좋아
지는데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거 같더군요.
옹기 종기 모여있는 아래 녀석들은 1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Goebel사의 인형들이에요.
오래도록 한 우물만 판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여기 독일엔 이런 기업들이 꽤 많이 있어
부럽더군요.
너무 화려한 것들만 보다 은빛의 촛대들을 보니 눈이 시원해지더군요.
그 아래의 파스텔 색깔의 양초들도 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구요.
자, 이제 다시 화려함 속으로!!!
후첸로이터의 세 가지 크리스마스 식탁 세팅으로 성탄절 느낌이 물씬하네요.
다음은 Villeroy and Boch 코너로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네요.
우리 이뿐 아해들 코너와 촛불들도 있구요.
Schott Zwiesel 코너에선 레드의 촛대와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백조 와인 디캔터가 도드라지더군요.
위의 선물주머니들도 귀엽구요.
다음은 금으로 테두리를 두른 Royal Copenhagen의 제품들이랍니다.
사진이 좀 밉게 나왔지만 실물은 대단히 우아했어요.
모 이런 거 쓸려면 성(Castle) 정도는 되는 집이 있어야 할 거 같더군요.
위도 로얄 코펜하겐으로 빨간 리본을 단 포인세티아가 이뿌네요.
문구코너도 모 화려하긴 마찬가지구.
포인세티아가 그려진 냅킨을 찻잔등과 함께 진열을 해 놨군요. Ihr라고 하는 냅킨 전문회사의 제품인데
이 회사는 한 번 수집을 해 보고 싶을 만큼 여러가지 예쁜 무늬를 선 보이고 있답니다.
선물포장 리본이에요. 그 하늘거리는 리본들을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에게 마구 마구 선물을 하고
싶어지지요. 하지만 조금 있다 바로 정신을 차려야 해요. 아님 지갑이 거덜이 날테니...
에잇, 배고프다. 이제 맨 꼭대기로 가자.
어, 또 초콜렛이네. 고디바도 있고 모짤트 둥근초콜렛도 있고. 그나 저나 이 많은 걸 누가 다 먹지?
오랫만에 케익들도 한 번 보실까요.
히, 산타 할아버지 케익이 아주 구엽네요.
오호, 위의 케익들은 아주 귀티가 나네요. 특히 가운데 연분홍의 롤케익은 자세히 보면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가졌군요.
아래 망고 케익도 디자인이 특이하고 그 밑 아이스케익은 색깔이 참 화려하기도 하네요.
실물은 거의 방석 크기로 씹으면 고소하면서도 그윽한 단맛을 선사하는 빵들이에요.
여기다 생김이나 색깔로도 우리의 맘을 넉넉하고 편안하게 해 주니 위의 케익과는 또 다르게
사랑스런 녀석들이지요.
배불뚝이 찻잎 항아리들도 그윽한 향을 가득 품고 있대요.
휴, 이제 다 봤으니 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따듯한 집에 가야겠다...
며칠있으면 올 한 해도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지겠지요.
이제 얼마 남지않은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별처럼 반짝이는 순간들(Sternstunden)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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