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독일이야기

아, 눈이 내려요.

행복한 의자 2012. 12. 23. 19:47

음, 더블 에스프레소를 내려 담은 연한 핑크빛이 고운 따듯한 잔을 들고 창가에 앉아 봅니다.

떡가루처럼 곱던  눈은  점 점 굵어지고 거리엔  어디론가로 달려 가는 자동차가 간간히 보일 뿐

눈을 맞으며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아주 조용한 시간이 흐르고 

있네요.







도심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지지도 않은 곳인데 어찌 이리 조용할 수 있을까요.

다들 따뜻한 집에서  오손 도손 모여 앉아 이야기꽃이라도 피우고 있는 걸까요.

마치 산속 깊은 곳 눈이 덮인  오두막에 있는 것 같군요.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창 밖에 흩날리는 눈이 내게 주는 평화로움이  참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 지구 반바퀴 멀리 있는 엄마와 언니들이 살고 있는 곳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해 

집니다. 이젠 젊은 세대와 그 윗 세대 사이의 앙금마져 점 점 더 깊어지는 거 같아서 말이지요.


마치 마구 뒤엉켜 버린  실타래를 앞에 두고 서 있는 것 같은 그런 난감함과 당혹감 ,낙담...


눈발은 점 점 더 거세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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