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더블 에스프레소를 내려 담은 연한 핑크빛이 고운 따듯한 잔을 들고 창가에 앉아 봅니다.
떡가루처럼 곱던 눈은 점 점 굵어지고 거리엔 어디론가로 달려 가는 자동차가 간간히 보일 뿐
눈을 맞으며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아주 조용한 시간이 흐르고
있네요.
도심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지지도 않은 곳인데 어찌 이리 조용할 수 있을까요.
다들 따뜻한 집에서 오손 도손 모여 앉아 이야기꽃이라도 피우고 있는 걸까요.
마치 산속 깊은 곳 눈이 덮인 오두막에 있는 것 같군요.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창 밖에 흩날리는 눈이 내게 주는 평화로움이 참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 지구 반바퀴 멀리 있는 엄마와 언니들이 살고 있는 곳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해
집니다. 이젠 젊은 세대와 그 윗 세대 사이의 앙금마져 점 점 더 깊어지는 거 같아서 말이지요.
마치 마구 뒤엉켜 버린 실타래를 앞에 두고 서 있는 것 같은 그런 난감함과 당혹감 ,낙담...
눈발은 점 점 더 거세지는군요.
'사는이야기 > 독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in schoenes neues Jahr!!! (0) | 2013.01.01 |
---|---|
오늘 크리스마스엔... (0) | 2012.12.24 |
크리스마스 장터 구경해요. (0) | 2012.12.12 |
다시 독일로... 돌아 오다. (0) | 2012.10.28 |
송편이 차암 이뻐요. (0) | 2012.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