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지난 토요일엔 투표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크리스마스 시장을 둘러 봤어요.
매 해 비슷한 풍경이라서 작년엔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요 번엔 쫌 새로운게 있나 궁금하더군요.
주말이라서 그런지 눈이 온 후 날씨가 아주 추운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답니다.
자, 그럼 함께 구경하실까요.
1.장터에 들어서니 붉은 단풍과 같은 조명들이 불을 환하게 밝힌 채 반겨 주었어요.
뾰족해도 너~~~무 뾰쪽해 찔리면 아플 거 같은 걸요.ㅎㅎ
2.계피등을 넣어 뜨겁게 끓인 적포도주(Gluehwein) 파는 곳이에요.산타 할아버지가 그려진 잔에 담아
주는데 질이 좋은 포도주로 만든건 아니라서 맛이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
추운 계절에 마실 만 하지요. 바게트와 감자도 함께 팔고 있네요.
3.뾰족별을 단 크리스마스 트리와 두툼한 무채색의 외투를 입고 있는 전형적인 독일사람들의 모습
이에요.
4.숯불위에서 잘 익고 있는 소시지들이에요. 여기에 겨자나 케첩을 뿌려 뜨거울 때 빵과 맥주와 먹으면
별미지요. 독일 사람들의 축제에 빠지면 아주 서운한, 꼭 있어야 되는 음식이랍니다. 음, 그러니까
우리식으로 하면 막걸리에 파전 정도 되겠네요.^^
커다란 숯불더미 옆에 서 있으니 따듯하고 좋더군요. 그래서 행복한 의자 그 곳에서 한 참을 머물렀네요.
아래는 양념한 꼬치와 돼지 목살구이에요. 이 것도 맛나답니다. 하여튼 독일 사람들 고기빼면
시체지요. ㅋㅋ
이 커다란 팬에선 양념을 한 양송이가 구워지고 있어요. 좀 짜서 그렇지 이 것도 먹을 만 하더군요.
5.이 번엔 후식거리 코너로 가 볼까요.
우선 설탕 시럽을 끼얹은 과일 꼬치에요. 보기에도 아주 달 거 같아요.
다음은 뉘른베르크에서 만든 과자들이에요. 그림들 하나 하나 다 손으로 그렸다고 하니 그 정성이 정말
대단하군요.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 놓으면 아이들이 아주 좋아 하겠어요.
위의 하트형 과자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뿐 아니라 뭔가 축제가 있을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요.
가장 흔하고 또 사랑받는 문구는 "사랑해 (Ich liebe dich)"랍니다. 하긴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지요.
역시 단골 손님인 설탕입힌 아몬드 구이에요. 달콤하고 고소해서 인기가 좋지요. 천사가 그려진 봉투도
멋지네요.
이탈리아산 밤을 구워 파는 곳이에요. 연기에 가려져 밤파는 할머니의 얼굴이 안 보이는군요.
6.이제 배를 채웠으니 다른 걸 좀 볼까나.
안에 뽀오얀 털이 든 실내화들이에요. 신으면 정말 따뜻하겠어요. 음, 앞에 달린 두 개의 하얀 방울도
귀엽구요.
알록 달록 그림이 그려진 꼬마 피리들이 잔뜩 모였네요. 파는 이가 부는 소리를 들어 보니 오카리나같기도
하고 어찌 들으면 단소의 음색과 비슷한 거 같았어요.
장터 한 쪽엔 아이들이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양들도 모셔다 놨더군요. 작은 짚 구유엔 아가 예수의 모습도
있었구요.
초록 이끼 옷을 입은 곰돌이들이에요. 찬 계절에 그린을 보니 추위가 가시면서 기운이 솟는거 같아서
기뻤답니다. 벌써 내 년 봄을 기다리는 성급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빨간 끈에 엮여진 미슬토우에요.이 녀석들은 행복한 의자가 운동하는 곳의 큰 나무들 가지에도 떡 하니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상하게 사람을 끄는 굉장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아까 저녁께 까지도 내리던 눈이 그 새 소리없이 멈췄군요. 오늘 밤엔 노란 빛으로 부드러운 밀랍초에 불을
밝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 해의 날들을 계획해 보아야 겠어요.
아, 참 시간은 빨리도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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