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추석이나 설 명절때면 빠질 수 없는 단골 레퍼토리지만 여기 독일 텔레비젼에선 심심할
만 하면 영화" 타이타닉(Titanic)"을 보여 준답니다. 뭐 덩치만 크고 짜임새가 없이 엉망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자체의 스케일이나 배 내부의 화려함 그리고 스펙타클한 장면등으로만도
기꺼이 다시 보고 싶은 그런 영화로 행복한 의자네 가족들도 보고 또 보기를 즐기지요.
이렇게 몇 번을 본 영화가 머리속에 박혀 있어 사실 요 번 스웨덴 여행에서 하루치기 유람선 여행을
하기로 했을 때 행복한 의자 슬쩍 걱정이 앞섰답니다.
"얘들아, 이 실리아(Silja)회사의 유람선은 너희가 영화에서 봤던 것 같은 그런 럭셔리하고 멋진 배가
아니에용. 그러니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렴" 하고 미리 귀뜸도 여러 번 했지요.
아이들은 "알았어, 알았다니깐..." 하면서도 여전히 기대를 버리는 못하는 눈치더군요.
이 배는 스톡홀름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때쯤 핀란드의 한 항구에 도착하는 배인데 중간쯤 가다
내려 이 쪽으로 오는 배로 바꿔타고 저녁때쯤 다시 출발지로 돌아 올 수도 있어 그냥 하루정도 바다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겐 안성마춤이겠더군요. 게다가 비수기여서 가격도 하루 시내 버스비 정도
밖에 되지않아 정말 저렴했구요.
전 날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난 행복한 의자네 식구들은 새벽 공기를 가르며 배가 정박해
있을 항구로 갔지요. 배가 막 도착했는지 얼굴에 피곤함이 약간씩 실려있는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 발길
을 재촉하고 있더군요.
아래는 실리아 유람선의 모습이에요. 사진으로만 보던 걸 실제로 보니 상당히 크더군요.
처음인 유람선 여행인지라 상당히 설레이는 마음으로 배안에 들어섰을때 너무 자주 본 그 눔의 영화
장면이 자꾸 떠 올라 '어이구 이거 뭐야 , 이건 아니잖어' 하는 소리가 자꾸 속에서 들리더군요.
하지만 뭐 아주 휼륭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깔끔하고 편안하더군요.
비수기였지만 가격이 싸서 그랬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구요.
사진으로 보니 좀 그럴싸 해 보이는것 같기도 하네요.
아, 맞아요. 이 정도면 그리 나뿌지 않지요.괜히 행복한 의자네 가족 그 동안 허파에 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 갔던게지요^^.
여기 저기 앉아서 쉴 공간도 있구요. 사진엔 없지만 간이 수영장도 있더군요. 하지만 하루치기 여행
이라 준비가 안된 사람들한테는 그닥 소용이 없지요.
그냥 소파에 앉아서 지나가는 아이들도 보고 또 이뿐 여자나 멋진 남자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가
그 것도 지루하면 그냥 멍하니 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두 좋구요.
아, 매일 내륙에만 살다가 바다를 실컷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더군요.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어 뷔페티�을 들고 레스토랑으로 갔지요.
벌써 사람들은 긴 줄로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행복한 의자네 식구들도 배삯보다 몇 배나 비싸게
주고 산 티�을 소중히 손에 들고 기다렸다 안내된 창가의 자리로 가서 자리를 잡은 후 차례로 먹을
걸 가지고 오기로 했지요.
음식도 아주 고급은 아니었지만 가격 대비 그런대로 쓸만 했구요. 딸아이는 실망한 얼굴빛 가운데서도
그래도 맛나게 보이는걸 하면서 접시를 가득 채워 왔더군요.
바닷가의 나라답게 육류보다 생선종류가 많더군요. 그래서 행복한 의자는 주로 생선과 조개류를
많이 담아 레드와인과 함께 먹었지요. 생선이었지만 화이트보단 레드를 더 좋아해서요.
아래 연어도 그런대로 맛이 좋더군요. 또 홍합과 조개류를 삶아 양념한 것두 먹을 만 했구요.
아래는 생선살을 쪄서 양념하고 여러가지 다른 채소들을 볶아 만든것을 얹은거구요.
아래의 꼬마감자를 삶아 다시 기름에 볶은 것과 고기 동그랑땡도 괜찮았구요.
주요리와 함께 먹을 바게뜨와 흰 빵들도 있구요. 독일에선 주로 검은 빵 일색인데 여긴 흰 빵들을
많이 볼 수 있더군요.
후식으론 서너가지의 케익들이 있었구요.
또 그냥 집어 와작 와작 깨물어 먹을 수 있게 놓아둔 과일들도 있더군요.
근데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이렇게 잘 먹고 나서 면세점에가 몇 가지 물건도 사고 아이는 게임룸에 가 게임도 하고 또 미니 탁자
축구게임도 하면서 배를 갈아타고 다시 돌아올 준비를 했답니다.
근데 아차, 스웨덴과 핀란드의 시차가 1시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내릴려고 하니 배는 이미 다시
핀란드를 향해 떠난 후 더군요. 아, 이렇게 난감할 수가....
어쩐지 아까 면세점에서 무언가를 고르고 있을 때 배가 많이 흔들려서 이상타하고 생각을 했었지요.
그 때가 바로 배가 중간 섬에 도착한 때였나 봅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핀란드까지 갔다 새벽에 다시 이 배로 돌아와야 했지요. 뭐 수영을 해서 혼자
돌아 올 수도 없구 말이지요.^^
마침 빈 캐빈은 있었지만 전혀 예상에 없는 지출이라 그냥 의자에서 밤을 지샐려고 하니 도저히
불편해서 안되겠더군요. 할 수 없이 방 하나를 예약했지요. 그래서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여행을 되고
말았지만 캐빈의 시트가 깨끗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답니다. 싼 캐빈이라서 창이 없고 또 �은이들로
복도는 시끌 시끌했지요. 마치 타이타닉에서 잭 도슨(Jack Dawson)이 머물렀던 3등칸처럼 말이지요.
문 밖에선 수 많은 사람들이, 사람냄새 가득한 잭 도슨들이 '오늘 밤'을 즐기고 있었구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다시 한 번 그 배를 타고 싶네요. 창가에 놓여 있던 긴 소파에서 책도 읽고
그러다 가끔씩 눈을 들어 밖에 유유히 떠 가는 갈매기도 보고 싶구요.
아, 잭과 로즈(Rose)의 마지막 이별의 장면이 플룻과 비슷한 악기가 내던 선율과 함께 다시 생각
나는군요.
악기 소리가 너무 애절하고 아름다워 행복한 의자 프라하(Praha)여행에서 사온 오카리나 연습해서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 한 번 멋지게 불어 볼려고 마음먹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연습도 못하고
있답니다. 오카리나가 이 악기와 음색이 비슷해서 맘에 들어서요.
언제나 My heart will go on 한 번 멋지게 불어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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