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여행갔던 이야기

먼 북쪽 나라에서 고향을 보다.

행복한 의자 2008. 5. 9. 07:58

행복한 의자 겨울이면 고드름 생각을 자주 한답니다. 그 옛날  볏짚으로 만든 지붕끝에 길게

매달려 있던 마알간 고드름 그 고드름을 따서 아이들은  칼싸움도 하고 그러다 몸이 더워지면

아이스크림처럼  시원하게 깨물어 먹기도 했지요. 그냥 아무맛도 없는 걸 와작 와작 소리를

내면서 말이지요.

근데 요즘엔 그런 재밌는 추억의 고드름을  도무지  볼 수가 없더군요.

하긴 지구가 점 점 더 더워지고 있다니  고드름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게지요. 

 

스톡홀름 시내에서 버스로 한 15분 정도 거리에  일종의 민속촌이 있더군요.  이 곳은 1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곳으로 옛날  스웨덴 사람들이 살 던 집들과 동물들의 외양간들  그리고 학교 건물들을  

100여채 넘게 통째로 실고 와서 여기에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고 하니 정말 재주도 좋은 것 같지요.

 

겨울이어서 그런지 을씨년스럽고 또 잘 정돈도 안되어 있어서 "뭐 별거 아니군" 하고 속으로 생각

하면서 한 바퀴 쓰윽 돌아 보기로 했지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저 멀리 길고 투명한 게  가지런히 달린 집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 고드름을 본 순간 행복한 의자 어찌나 반가운지 옛 고향에 온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같이 들판에서 뛰놀던 동무들의 얼굴도 어렴풋이 떠오르고 혀에 닿던  고드름의 그 투명하고  서늘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구말이지요. 

 

 

 

 

하나 따서 입술에 대어 보고 싶은 맘을 누르고 계속 발걸음을 옮겼지요.

 

눈이 내린 후라서 날씨가 상당히 쌀쌀했고 어디 따뜻한 곳이 그립더군요. 그 때 마침 문이 열려 있는

집이 있어 들어가 보니 우리 민속촌에서 처럼  옛모습을 재현해 보이는 곳이더군요.

 

 

 

방 한쪽에 아궁이가 있어 보온도 하고 또 음식도 익힐 수 있도록 되어있지요. 앞에 보이는게

바로 삼발이더군요. 우리의 할머니들처럼 여기에 무쇠냄비를 올리고 불을 지폈겠지요.

위의 빨간치마를 입은 사람은   그 들의 조상이 했던것 처럼 칼을 이용해 나무로 무언가를 만들었구요.

정말 그릇이나 기타 물건들이 우리가 예전에 쓰던 것과 아주 비슷하더군요.


 

아래는 맷돌인데 손잡이의 모양은 좀  다르지만 몸통은  우리나라의 것과 꽤 비슷하지요. 

 

 

 

아래는 옛 학교 교실의 모습이에요. 앞 쪽 옆엔 풍금도 있구요.

책상들도 우리의 것들과 많이 비슷하네요. 다만 덩치가 더 크고 높이가 좀  더  높은 듯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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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생김도 다르고 사는 곳은 달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거의 비슷한 거 같더군요.

이렇게 먼 곳에서 고향을 느낄 수 있는 걸 보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