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멋진 스탠드가 있어 보여드려요. 하지만 너무 부끄러워는 마세요. 이 스탠드 보니 제
아들녀석 어릴 때가 생각나네요. 이 녀석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머리를 한 번도 자르지
않고 길렀답니다.
처음엔 약간 곱슬의 갈색 머리카락이 너무 부드러워 차마 자르지를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기르기
시작한게 머리는 양갈래로 묶어 다시 한 번 하나로 묶고 양복 스타일의 사내아이용 원복을
입고 신나게 다니던 유치원을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었답니다.
이 스탠드를 보니 다 벗어던지고 어깨 아래로 내려오는 젖은 머리칼을 한 채 욕조에서 물장난하던
그 때의 모습이 어제 일같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지금도 가끔씩 그 이야길하면 이 녀석 좀 쑥스러운 가 봅니다.
그냥 씨익 웃으면서 다른 곳으로 피하는 걸 보니 말이죠. 이렇게 아이들은 커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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